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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그곳은 강아지의 마지막 산책길이 됐다... 유박비료 사고 막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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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 애견운동장에 뿌려진 유박비료를 먹고 강아지가 죽었대요."


​"유박비료가 뭔데? 강아지가 왜 사료를 놔두고 비료를 먹어?"



최근 유박비료를 먹고 강아지가 죽은 사건이 발생했다며 후배가 기사 발제를 했다. 유박비료를 처음 듣는 필자는 "그게 뭐냐"고 물었다. 그리고 찾아봤다. 포털사이트에서 '유박비료'를 검색했더니 연관검색어에 '유박비료 강아지'가 함께 떴다. 많은 사람들이 검색했던 모양이었다.


더 찾아보니 "유박비료를 먹고 강아지가 무지개다리를 건넜다"는 글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비료가 펠릿(알갱이)형태로 되어있고 어분 등이 첨가돼 개들이 사료인 줄 알고 먹었다는 글이 꽤 많았다. 


유박(油粕)은 아주까리, 참깨 등 식물성 원료에서 기름을 짜고 난 찌꺼기를 뜻한다. 깻묵이라고도 불린다. 식물 성장에 필요한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비료로 많이 사용되고 있었다. 또한 친환경 원료로 토양 오염 우려도 없다고 한다. 농사를 짓거나 화단을 가꾸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좋은 원료였다. 


문제는 아주까리다. 피마자라고도 불리는 이 식물은 열대 아프리카가 원산지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 판매 중인 유박비료는 대부분 수입산 원료를 사용한다. 그런데 아주까리에는 수용성 독성 성분의 식물성 단백질 리신(Ricin)이 들어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리신의 성분은 식물체에는 흡수가 되지 않는다. 아주까리를 양분 삼아 길러진 식물을 먹는 것은 괜찮다는 얘기다. 하지만 아주까리씨를 사람이 먹으면 내장 기관에 출혈을 일으켜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성인 0.001g의 소량만 섭취해도 목숨을 잃을 수 있다는 얘기도 있다. 지난 2017년 북한 김정남이 피살됐을 당시 청산가리나 리신이 사용됐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올 정도로 강한 독성을 갖고 있는 식물이 아주까리다.



수의계에 따르면 유박비료를 먹은 동물들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내장 기관에 출혈을 일으켜 구토, 출혈성 설사, 복통, 고열 등의 증상을 보일 수 있다. 이에 따라 개가 유박비료를 먹는 것을 발견했다면 곧바로 동물병원에 가서 응급처치를 해야 한다. 이미 유박비료를 많이 먹고 몇시간이 지났다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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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유박비료의 피해 사례가 개들을 중심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화단을 가꾸는 가정에서 유박비료를 모르고 사용할 경우 어린이들도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사람과 동물, 생태계의 건강이 연결돼 있다는 원헬스(One Health) 관점에서 정부, 업계, 견주들이 모두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유박비료를 먹은 개들이 죽는 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애견인들 사이에서는 비료를 펠릿 형태가 아닌 액체형 등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하지만 정부는 업체에 당장 비료 형태를 바꾸라고 강제할 수는 없는 상황. 그렇다면 '개, 고양이가 먹으면 폐사할 수 있다'는 경고 문구를 지금보다 더 크게 눈에 띄게 적도록 하는 등 꾸준히 교육해야 한다. 



비료업체에서는 정부가 강제하지 않아도 스스로 경고 문구를 크게 하거나 중장기적으로 펠릿형태를 바꾸는 것을 고민해야 한다. 최근 음식물류 폐기물 건조분말을 유기질비료의 원료로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외국산 아주까리 유박 대체, 영농비 절감 등 기대가 나오는 만큼 이를 적극 활용하는 것도 필요하다. 



견조들은 산책을 나갔을 때 개들이 아무거나 집어먹지 않도록 지켜보고 있어야 한다. 날이 따뜻해지면서 조경을 위해 심은 꽃과 나무에 유박비료가 뿌려져 있을 가능성 때문이다. 산책 중 개에게서 눈을 떼면 순식간에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으니 휴대전화는 잠시 잊고 주변을 잘 살펴보도록 하자. 



아울러 더 이상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려면 많은 사람들과 유박비료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 필자도 이 기회에 유박비료를 공부했으니 앞으로 이런 비극적인 사고가 벌어지지 않도록 계속 알릴 계획이다. 







※ 아무거나 주워먹는 강아지? '이렇게' 해보세요


필자는 애견인이다. 산책만 나가면 신나서 정신없이 뛰어다니는 사랑스러운 개를 키우고 있다. 그런데 이 녀석은 식탐이 많은 편이다. 그래서 밖에 나가면 이것저것 주워 먹을까봐 어렸을 때부터 바닥에 떨어진 것은 먹지 않도록 교육을 했다. 

 


필자의 교육법을 공유하자면 일단 사료는 가급적 전용 밥그릇에만 담아준다. 간식을 줄 때도 바닥에 떨어뜨리지 않고 손바닥에 올려 먹게 한다. 간식을 주다가 바닥에 떨어져서 개가 먹으려고 하면 못 먹게 한다. 바닥에 떨어진 것을 먹지 않으면 손바닥에 있는 간식을 주면서 칭찬을 했다.




산책을 나갈 때는 목줄은 필수다. 동물보호법상 목줄을 하지 않으면 과태료를 물어서 그런 것이 아니다. '목줄은 생명띠'이기 때문이다. 산책 중에 어떤 돌발행동이 생길지 모르니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가급적 목줄을 짧게 잡는다. 풀 냄새는 맡게 하되 먹으려고 하면 목줄을 바로 당겨 행동을 멈추게 한다. 


이와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 입마개 교육이다. 입마개를 하고 산책을 나가면 유박비료 등 바닥에 떨어진 것을 주워 먹을 수 없게 된다. 다만 이 교육을 하려면 입마개를 한 개가 불쌍하다는 생각을 먼저 버려야 한다. 요즘에 판매되는 기능성 입마개는 입 안으로 간식을 줄 수도 있어 호흡하는 데 불편함이 없다는 것이 수의사, 훈련사 등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입마개 교육의 경우 집 밖이 아닌 집 안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처음에 착용할 때는 거부감을 보이기 때문에 입마개와 친해지는 연습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입마개 안에 간식을 넣어먹게 하고 입마개를 잠깐씩 입에 갖다 댄 뒤 떼는 과정을 반복한다.


간식을 줄 때 누르면 '딸깍' 소리가 나는 클리커를 활용할 수도 있다. 한 손으로는 클리커를 누르면서 다른 한 손으로는 간식을 주는 것이다. 반복하다 보면 개들은 클리커 소리에 반응하고 견주가 원하는 행동을 하게 된다.




- 뉴스1 최서윤 기자 


* 본 기사는 한국애견협회와 공동기획하에 작성되었습니다.